인생과 신앙의 기준

학창 시절, 체육 시간이나 조회 시간에 운동장에 줄을 설 때 선생님이 학생들 중에서 한 명을 기준으로 정해 주면 그 학생은 큰 소리로 “기준!” 하고 외쳤습니다. 그러면 다른 학생들은 그 학생을 기준 삼아 대열을 바르게 맞췄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기준 되는 사람이 가만히 있지 않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한다면 이내 전체 대형도 흐트러지고 말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삶에서도 기준이 분명하지 않으면 안정을 잃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게 됩니다. 심한 경우 인생 자체가 무너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신념, 좌우명, 가치관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는 인생의 기준은 무엇인지, 그 기준은 굳건한지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신앙생활에서의 기준은 더 명확해야 합니다. 오늘 본문은 고린도전서 8장부터 이어진 ‘우상에게 바쳤던 제물’과 관련한 내용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바울은 제물로 바친 고기(육류)를 먹을 것인가 하는 문제를 다루며 결론 부분에서 신앙의 기준을 제시합니다. 크게 보면 바울이 말한 원칙은 ‘신앙의 기준이 나 자신에서 출발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내 생각, 내 판단, 내 유익이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되며, ‘나’라는 틀을 깨뜨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바울이 제시한 첫 번째 기준은 ‘모든 것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하라’는 것입니다. 신앙인의 삶은 내 만족과 기쁨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삶이어야 합니다. 내가 하는 일을 통해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실지를 늘 숙고하며 행동해야 합니다.
두번째 기준은 ‘거치는 자(걸림돌)가 되지 말라’는 것입니다. 믿음이 연약한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고 내 판단과 주장에 집착하면 아무리 선한 의도로 시작한 일일지라도 그것이 그들을 넘어뜨리는 걸림돌이 되고 맙니다. 돕는 자가 아닌 방해꾼이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 기준은 ‘다른 사람의 유익을 구하라’입니다. 예수님이 자신을 희생하여 우리를 풍요롭게 하셨듯이, 우리 또한 다른 이들의 이로움을 위해 살아야 합니다.
바울이 말한 이 기준들은 사실 예수님이 보여 주신 것들입니다. 예수님이 그렇게 사셨고, 바울은 그러한 주님을 본받아 살았습니다. 이제 우리도 신앙의 분명한 기준을 붙잡고 성령의 인도하심 가운데 주님 닮은 삶을 살아갑시다. 주께서 도우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