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의 십일조,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요?

신앙인의 삶

신약의 십일조,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요?

선한목자 0 1047 0 0

여전히 논쟁중인 십일조

 

십일조는 한국교회에서 여전히 논쟁 중입니다. 논쟁점 가운데 가장 첨예한 것은 ‘예수님 이후에도 십일조를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가’?입니다. 대체로 한국교회는 십일조를 성도의 믿음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대형교회는 ‘십일조 교인만’을 교회의 일원으로 간주하기도 합니다.  

 

분명, 구약의 십일조는 ‘하나님의 것’(레 27:30-33)입니다. 따라서 십일조는 반드시 해야합니다. 이 십일조로 레위인이 생활을 했고(민 18:21-32), 제사에 참여했던 이들이 성전에서 먹고 마시고 함께 즐기는 비용으로 사용되었으며(신 14:22-29), 삼년 만에 한 번의 십일조는 당시 사회적 약자였던 고아, 과부, 나그네의 구제를 위해 쓰였습니다(신 14:28-29, 26:12-15).

 

이렇게 구약의 십일조는 주로 ‘성전’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십일조는 주로 성전에서 수고하는 레위인과 그곳에서 사용되는 비용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신약성경은 십일조에 대해 무어라 말할까요? 일단 십일조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을 살펴보아야 하고, 초기교회의 모습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러면, 대략 ‘신약의 십일조’라는 그림이 그려질 것입니다.

 

 

신약성경에 나타난 십일조

 

신약성경에 십일조가 언급되는 곳은 총 네 곳입니다(마 23:23, 눅 11:42, 눅 18:12, 히 7:1-10). 하지만 마태복음 23장 23절과 누가복음 11장 42절은 ‘동일사건’에 대한 ‘다른 기록’이기에, 신약의 십일조 언급은 ‘세 번’입니다. 그런데, 유념할 것은 히브리서를 제외한, 신약성경의 십일조 언급은 주로 ‘바리새인의 외식을 비판하는 문맥’(마 23:23, 눅 11:42, 18:12)에서 나온다는 사실입니다. 

 

성경해석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텍스트(Text)는 켄텍스트(Context)내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례로, 히브리어 ‘엘로힘’은 거의 ‘창조주 하나님’을 지칭하지만, 창세기 34장 30절, 사무엘상 28장 13절, 이사야 8장 19절의 경우에는 ‘죽은 조상의 영혼’을 말합니다. 이렇게 문맥은 성경해석에서 중요합니다. 마찬가지로, 신약성경에 십일조는 그 용어가 언급되는 문맥(context)을 충분히 고려해서 해석해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이 원하시는 참다운 십일조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마태복음 23장 23절(눅 11:42)

 

전에 말씀드린 대로, 신약성경에서 십일조는 모두 ‘바리새인들의 외식’과 관련이 있습니다. 복음서에서 유일하게 언급된 십일조는 ‘일곱 번의 저주선언’(“화 있을찐저”)에서 등장합니다. 예수님은 바리새인들에게 “너희가 박하와 회향과 근채의 십일조를 드리되 율법의 더 중한 바 의와 인과 신은 버렸도다”(마 23:23)라고 비판하셨습니다.

 

즉, 예수님은 바리새인들이 ‘더 중한 것’(십일조의 정신)은 행치 않고, ‘중하지 않는 것’(십일조의 형식)만 행했다고 저주를 선언하셨습니다. 참고로, 구약의 정결법에 의하면 하루살이와 낙타는 모두 부정한 동물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지극히 작은 하루살이는 걸러내면서, 그보다 훨씬 큰 낙타는 삼키는 어리석은 짓을 비판하셨습니다. 더하여 예수님은 “이것도 행하고 저것도 버리지 말아야 할찌니라”하셨습니다. 이 말은 ‘형식적 십일조’(‘박하와 회향과 근채의 십일조’)도, ‘내용적 십일조’(‘의와 인과 신’)도 같이 하라는 뜻으로 해석되었습니다. 

 

​이 말씀을 근거로, 십일조를 지지하는 이들은 ‘둘(형식적 십일조와 내용적 십일조) 다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잘 보십시오. 이 말을 듣는 청중들은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제자들이 아닙니다. 이들은 ‘뱀이요, 독사의 새끼들’(마 23:33)인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입니다. 주님은 이들에게 십일조의 내용과 형식을 강력하게 요구하셨던 것입니다.    

 

이 말씀을 좀 더 잘 이해하려면, 마태복음 12장 39절을 보십시오. “악하고 음란한 세대가 표적을 구하나.” 이 구절은 ‘은사는 사도시대 이후에 종료되었다’는 ‘은사 종료설’(cessation theory)의 중요한 근거 구절입니다. 즉, 이들은 ‘은사는 악하고 음란한 세대가 구하는 것이기에 표적을 구해서는 안 된다’고 해석합니다. 하지만, 이 해석 역시 전혀 문맥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이 말씀을 듣고 있는 청중은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이 아니라, 주님이 그토록 저주했던 뱀과 독사의 새끼들인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입니다(마 12:38). 그런 점에서, ‘이것도 행하고 저것도 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적용 대상을 그리스도인들로 보는 것은 ‘명백한 오류’입니다. 만약, 이 말씀을 그리스도인들에게 적용한다면, 지금도 우리는 ‘박하와 회향과 근채의 십일조’를 드려야 한다는 뜻이 되고 맙니다. 따라서 이 말씀을 근거로 ‘신약시대 이후에도 십일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누가복음 18장 12절

 

이 구절 역시 ‘자기를 의롭다고 믿고 다른 사람을 멸시하는 바리새인’에게 적용되는 말씀입니다. “나는 이레에 두 번씩 금식하고 또 소득의 십일조를 드리나이다”(눅 18:12). 그에 비해, 당시 ‘죄인들의 상징’이었던 세리는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라고 기도합니다. 역시 이 본문에서도 십일조는 ‘부정적인 맥락’에서 등장합니다. 예수님이 보시기에 바리새인의 십일조는 ‘외식적 행위’였습니다. 타인에게 자기의 의를 드러내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히브리서 7장 1-10절

 

이 말씀은 창세기 14장 17-24절을 배경으로 합니다. 즉, 멜기세덱에게 전쟁의 전리품의 십일조를 바쳤던 아브라함의 이야기입니다. 아브라함의 십일조는 강제성도 없고, 매년 드리지도 않았습니다. 더욱이, 토지소산의 십일조도 아니며, 동물의 십일조 아닙니다. 단지, 전쟁에서 승리한 ‘전리품의 십일조’이기에 ‘모세의 십일조’와는 확연히 구별됩니다. 그런 점에서, 히브리서의 십일조 언급은 ‘신약시대에도 십일조를 해야 한다’는 주장과는 상당히 거리가 멉니다.

 

 

‘십일조’가 아닌 ‘연보’

 

히브리서 7장의 십일조를 제외하면, 신약성경의 십일조는 모두 ‘바리새인들의 외식’과 관련하여 언급됩니다. 그들은 율법의 더 중요한, ‘의와 인과 신’은 행하지 않았습니다. 십일조의 본래의 목적인 ‘의’(공정함)와 ‘인’(자비로움)과 ‘신’(신실함)을 드러내지 못했던 것입니다. 구약의 십일조는 ‘레위인의 생활비’와 ‘제사에 참여하는 이들의 식품비’와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의 구제’로 사용되어 ‘의’와 ‘인’과 ‘신’이 실천되었지만, 바리새인의 십일조는 그러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바리새인들에게 ‘뱀과 독사의 새끼들’이라 하시면서, 저주를 선언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십일조는 ‘복음서’에서만 등장합니다. 초기교회의 신앙생활을 다루는 사도행전에서도, 바울의 이방인들의 선교사역에서도(바울서신 전체), 유대인들 대상으로 기록된 야보고서, 베드로전후서, 요한 123서, 유다서, 계시록에도 십일조는 일체 언급되지 않습니다.  

 

초기 예루살렘교회는 일곱 명의 안수집사를 임명할 때에도 ‘십일조 여부’를 보지 않았습니다. 대신,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며 칭찬 듣는 사람”만을 안수집사의 조건으로 삼았습니다(행 6:3). 예루살렘교회와 이방에 세워진 유럽 교회에서도 복음을 듣고 새롭게 가입되는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에게 “우상의 제물과 피와 목매어 죽인 것과 음행 금지” 외에는 어떠한 ‘신앙의 의무’를 제시하지 않았습니다(행 15:28-29).

 

또한 바울은 집사와 감독의 자격을 언급할 때에도, 결코 ‘십일조 항목’은 넣치 않았습니다(딤전 3:1-13, 딛 1:5-9). 오늘날, 한국교회 모습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더하여, 바울은 그가 세운 교회로부터 ‘십일조를 받았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오히려 바울은 교회의 짐을 덜기 위해 ‘자비량’으로 사역비를 충당했습니다(고전 9:15, 18). 

 

​이렇게, 신약성경은 십일조에 대해 침묵합니다. 대신, ‘연보’는 자주 등장합니다. 이 ‘연보’(collection)는 ‘은혜’(고전 16:3), ‘성도 섬기는 일’(고후 8:4), ‘동정’ 혹은 ‘나눠 가짐’(롬 15:26)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연보의 특징은 먼저, ‘자원함’에 있으며, 액수 역시 ‘개인’이 정한다는 것입니다. “각각 그 마음에 정한 대로 할 것이요 인색함으로나 억지로 하지 말지니 하나님은 즐겨 내는 자를 사랑하시느니라”(고후 9:7). 은혜를 거저 받았기에, 자원함으로, 감사함으로 연보를 드렸던 것입니다. 자원함, 바로 이것이 신약성경의 ‘연보’의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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